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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전동성당 방문 전 꼭 알아야 할 역사적 배경과 실전 관람 팁

by 미카엘라 성지여행 2026. 5. 30.

 

전주 전동성당 방문 전 꼭 알아야 할 역사적 배경과 실전 관람 팁

전주 전동성당은 1914년,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지 터 위에 세워진 성당입니다. 처음 방문하기 전까지는 '사진 잘 나오는 유럽풍 건물'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발을 디뎌보니 예상과는 전혀 다른 무게감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3대 아름다운 성당이 이라고 해서 꼭 와보고 싶었는데 그 수식어가  단순히 외관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전동성당 외부 모습사진
전동성당 외부 모습사진

 

처형장 위에 세운 성당, 그 비극적 배경

일반적으로 전동성당을 예쁜 건축물로만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이 성당이 서 있는 땅의 이야기를 먼저 짚고 싶습니다.

이곳은 조선 시대 전라감영(全羅監營)이 있던 자리입니다. 전라감영이란 조선시대 전라도 일대를 관할하던 지방 행정의 최고 기관으로, 지금으로 치면 도청과 법원, 경찰청의 기능을 한꺼번에 맡았던 곳입니다. 1791년 신해박해(辛亥迫害) 당시,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이 바로 이 자리에서 참수를 당했습니다. 신해박해란 제사와 신주를 거부한 천주교 신자들을 탄압한 조선 최초의 천주교 박해 사건입니다. 유교 국가에서 조상의 신주를 불태웠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저는 사실 이 사실을 현장에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성당 마당 한켠에 세워진 윤지충 바오로 순교자 동상 앞에 서서, 한참을 그냥 멍하니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서 있는 이 돌바닥 아래에 그런 역사가 묻혀 있다는 사실이 쉽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조선 유교 사회에서 조상의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것은 불효자이고 사회적으로 지탄을 많이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천주교에 대한 굳은 신앙심으로 굽히지 않고 순교하셨다고 하니 나는 저런 신앙심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웠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성당의 주춧돌에 있습니다. 건축 당시 전주성 성벽을 헐어낸 돌이 성당의 기초석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자신들을 처형했던 성벽의 돌이, 이제는 그들을 기리는 성당의 가장 단단한 기반이 된 셈입니다. 이 이야기를 알고 나서 성당 아랫부분의 돌을 손으로 짚어보니, 촉감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전동성당은 1984년 대한민국 사적 제288호로 지정되어 국가 문화유산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출처: 국가유산청 공식 홈페이지]

로마네스크와 비잔틴이 섞인 건축 양식

전동성당을 처음 보면 대부분 "유럽에 온 것 같다"고 말합니다. 저도 딱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건축 양식을 살펴보면, 단순히 '유럽 스타일'로 뭉뚱그리기엔 훨씬 복잡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성당은 프랑스 출신 보드네(Baudounet) 신부가 설계하고 중국인 석공들을 초빙해지었습니다. 완공에만 20여 년이 걸렸습니다. 외벽의 아치형 창문과 두꺼운 벽체 구조는 로마네스크 양식(Romanesque Architecture)의 특징입니다. 로마네스크 양식이란 11~12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건축 형식으로, 둥근 아치와 두꺼운 석조 벽, 묵직한 탑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중앙 종탑 좌우에 있는 뾰족한 소탑들은 비잔틴 양식(Byzantine Architecture)에 가깝습니다. 비잔틴 양식이란 동로마 제국의 건축 전통에서 비롯된 형식으로, 돔과 첨탑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실 두 양식이 한 건물에 혼재하는 것은 이 시대 동아시아 천주교 성당에서 종종 보이는 절충적 설계입니다.

 

제가 직접 가서 확인해보니, 측면에서 바라본 성당이 정면보다 훨씬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성당 오른쪽 뒤편으로 돌아가면 사제관과 함께 어우러지는 각도가 나오는데, 여기가 오히려 사람도 적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살아 있었습니다. 정면에서 사진 찍으려고 줄 서는 분들이 많은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쪽에서 사진을 찍으면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합니다.

 

영화 '약속'(1998)에서 박신양과 전도연이 사죄하는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는 사실도 현장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웨딩 촬영 커플도 여럿 보였습니다. 아름다운 건물임은 분명하지만, 그 배경에 이런 역사가 있다는 걸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전동성당의 구조를 깊이 있게 살펴보면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당의 평면도는 전형적인 라틴 십자가(Latin Cross)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장엄하면서도 균형 잡힌 비례감을 보여줍니다. 건축에 쓰인 붉은 벽돌과 회색 벽돌의 조화가 이 십자가 구조를 더욱 성스럽게 돋보이게 만듭니다.

실전 방문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일반적으로 "전주 가면 한옥마을 구경하다 전동성당 들르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아무 준비 없이 갔다가는 내부를 못 보고 발걸음을 돌릴 수도 있습니다.

 

전동성당의 외부인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단, 미사 시간에는 관광객 입장이 불가합니다. 평일 기준으로 새벽 미사는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오전 미사는 화요일~금요일 오전 11시에 있습니다. 이 시간대에 맞춰버리면 내부 관람이 아예 불가능합니다.

 

방문 전 꼭 챙겨야 할 핵심 사항을 표로 한눈에 정리해 드립니다.

구분 핵심 이용 정보 및 이용 팁
개방 시간 09:00 ~ 17:00 (단, 미사 시간 중에는 내부 관람 불가)
추천 방문 시간 주말 오전 9시 이전 또는 오후 늦게 (낮 12시 이후는 한옥마을 인파 밀집)
복장 규정 노출이 심한 옷이나 무릎 위 반바지는 성당 내부 입장 불가
주의 사항 음식물 반입 금지 (한옥마을 길거리 음식을 모두 취식 후 입장)
주차 정보 성당 내부 주차 절대 불가 / 한옥마을 제2공영주차장 이용 권장 (저렴하고 쾌적)
사진 촬영 성당 내부 촬영 절대 금지 (눈으로만 담아주세요)

 

성당 내부에 들어서면 외부의 소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내부를 채우는 풍경은, 설명보다 직접 경험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란 색유리를 이어 붙여 성경 장면이나 성인의 이야기를 표현한 창문 장식으로, 문맹이 많던 시대에 신앙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발전한 종교 미술입니다. 저는 장의자에 앉아 그 빛을 한참 바라보고 두 손 모아 주님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드렸습니다.

국가유산청이 지정한 국가사적(사적 제288호)으로서 전동성당은 건축사적 가치뿐 아니라 종교적·역사적 의미를 함께 인정받은 공간입니다. [출처: 국가유산청]

전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전동성당은 맛집 사이에 끼워 넣는 '선택 코스'가 아닙니다. 저는 이 성당을 보고 나서야 전주 여행이 비로소 완성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붉은 벽돌 하나에 담긴 무게를 알고 바라보면, 그냥 예쁜 건물이 아니라 오래 기억에 남는 공간이 됩니다. 아침 일찍 시간을 내어 조용한 성당 마당에 서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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